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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적 심리치료의 치료이론

by bini1976 2024.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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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치료이론

1) 치료목표

 실존치료의 핵심목표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실존적 조건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킴으로써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진실한 인간이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실존치료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촉진하고 이전에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관점에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발견하도록 돕습니다. 아울러 내담자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든 경직된 신념과 행동패턴을 깨닫도록 돕습니다. 그래서 내담자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으며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게 함으로써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돕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담자는 실존적 불안을 경험하게 되는데, 실존치료자들은 내담자가 이러한 불안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도록 이끄는 동시에 자신의 실존상황에 직면하는 존재의 용기를 지니도록 격려합니다.

 실존치료자들은 내담자의 과거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내담자가 현재나 미래에 행해야 하는 선택에 초점을 맞춥니다. 현재의 실존에 대한 자각능력을 증가시키고 선택의 자유와 책임 의식을 증가시키는 일에 관심을 지닙니다. 인간은 특별한 운명이나 숙명에 의해 결정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창조적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아울러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즉 실존적 조건을 지닌 유한하고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수용하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수용을 통해서 실존적 불안을 극복하고 인생을 자유로운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도록 도움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삶을 향해 스스로 선택하고 실천하도록 지원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내담자가 진실한 삶을 살도록 돕습니다.

 

2) 치료원리

 실존치료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실존상황에 대한 인식능력을 향상함으로써 자유와 책임 의식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도록 돕습니다. 인간은 자기 인식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대해서 반성하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의 자기 인식능력을 향상하는 것은 실존치료의 기본조건입니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실존적 조건, 즉 궁극적 관심사를 다루어줍니다. 우선, 내담자가 죽음이라는 실존적 상황에 직면하도록 격려합니다. 죽음의 자각은 사소한 것에 사로 잡히지 않고 좀 더 핵심적인 것에 근거한 새로운 삶의 관점을 제공합니다. 아울러 반복적으로 죽음의 주제를 다루는 것은 둔감화를 통해서 내담자가 죽음에 익숙해지고 죽음에 대한 불안을 감내할 수 있게 합니다. 둘째,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 대한 자유와 책임을 자각하도록 촉진합니다. 내담자가 지닌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룸으로써 그의 책임 회피 방식을 파악하며 이를 내담자가 깨닫도록 돕습니다. 셋째, 치료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실존적 고독을 직면하게 하면서 자신의 인간관계 양식을 점검하도록 돕습니다. 내담자는 인간 대 인간의 진실한 만남이 실존적 고독을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한계를 인식하면서 고독 속에 머무르는 새로운 방법들을 탐색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치료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창조하도록 돕습니다. 내담자는 자신의 존재가 무의미한 것이지만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삶을 진실하고 충만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합니다. 내담자는 자신의 실존에 대한 직면과 깨달음을 통해서 좀 더 진실한 삶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실존치료 과정에서 내담자가 얻게 되는 주요한 깨달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내담자는 과거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서 스스로 자신을 여러 방식으로 얽매어 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둘째, 타인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자신의 정체감을 구성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즉, 자기 존재에 대한 승인이나 인정을 스스로에게 구하지 않고 타인에게서 구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셋째, 명백한 사건은 변화시킬 수 없더라도, 그 사건에 대한 관점과 반응 양식은 변화시킬 수 있음을 인식합니다. 넷째,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으며, 이러한 배움을 통해서 미래를 재구성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과거는 미래를 결정하지 않으며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자신의 삶이 변화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다섯째,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을 할 때 생기는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서 타인에게 의존해 왔음을 인식합니다. 여섯째, 죽음 혹은 죽어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그동안 인생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음을 깨닫습니다. 과거에의 집착, 미래의 계획, 너무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이루려는 무리한 시도로 인해서 현재 순간을 충실하게 살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일곱 번째,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자신이 불완전하지만 가치 있는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특히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치료적 변화에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운명을 창조하는 존재입니다. 내담자가 고립되고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입고 외롭고 직장생활에 부적응하고 자기혐오에 빠진 것은 우연한 불운이나 나쁜 유전자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한 선택의 결과입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 즉 스스로 모든 문제를 만들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 변화를 위한 진정한 동기가 발생합니다.

 실존치료는 내담자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게 여깁니다. Yalom은 "치유하는 것은 관계이다."라는 말로 치료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인간 대 인간의 진실한 만남이 궁극적인 변화를 위한 자극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료자는 수용적이고 공감적인 태도를 통해서 내담자와 진솔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치료기법

 실존치료는 내담자의 실존에 대한 자각과 인식의 증대에 기반을 둔 철학적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담자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기법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존치료에서 내담자로 하여금 자기이해를 증진하고 궁극적 관심사에 직면하도록 돕는 몇 가지 지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계 상황으로서 죽음을 직면시키기

 실존치료에서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실존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죽음을 직면하도록 권장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고자 한다면 죽음을 묵상하라."는 스토아 철학자의 말처럼, 죽음을 직면하는 것은 인생을 커다란 시각에서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도록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묘비명이나 사망기사를 쓰게 하거나 자신의 죽음을 상상 속에서 시각화하게 합니다. 마음속에 항상 죽음에 대한 자각이 있으면, 매 순간 접하는 모든 것이 감사한 축복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또한 "실존은 미루어질 수 없다."라는 말처럼, 우리가 진정 살아가는 것은 현재라는 깨달음을 통해서 현재를 충실하게 살게 합니다.

 

(2) 책임을 인식하고 수용하기

 실존치료에서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가 스스로 초래한 것이며 자신의 삶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책임감을 느끼도록 돕습니다. 이를 위해서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상황을 한탄할 때마다, 어떻게 이러한 상황이 초래되었는지를 내담자의 선택에 초점을 맞추어 구체적으로 논의합니다. 내담자에게 다양한 선택이 존재했으며 특정한 선택을 통해서 현재 상황에 처하게 되었음을 인식하도록 돕습니다. 또한 현재의 삶이 내담자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서 매 순간 이루어지고 있음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서 논의합니다. 아울러 과거나 치료실 밖에서의 경험에 대한 내담자의 일방적 자기 보고에 의존하기보다는 치료자와 내담자의 '지금-여기'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책임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3) 자신의 소망을 자각하고 선택하기

 내담자가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진정한 소망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감각, 감정, 욕구를 민감하게 자각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여기'의 자기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며 신체적 감각, 몸동작, 호습, 감정을 자각하도록 노력합니다. 감각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감정과 내면적 욕구에 초점을 맞추어 지각하려 노력하고 그 내용을 언어로 표현하게 합니다.

 어떤 결정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무기력한 내담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각하고 실행하기를 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의 결심과 그로 인한 결과가 줄 수 있는 이득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진술을 통해 결심의 실행을 격려합니다. 첫째, 오직 나만이 내가 만들어낸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둘째, 변화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니다. 셋째,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나는 변화해야 한다. 넷째, 나는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4) 의미 발견하고 추구하기

 실존치료에서는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습니다. 무의미한 세계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실존치료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Frankl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식에 따라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첫째는 창조와 행위를 통한 방법입니다.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행위를 함으로써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체험과 관계입니다. 무언가를 경험하고 누군가와 관계 맺음을 통해서 의미발견이 가능합니다. 셋째 방법은 피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입니다.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앞의 두 방법이 불가능한 특별한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Frankl은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노신사를 치료한 사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노신사에게 그는 어떠한 말로도 위로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그에게 "만약 당신이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 당신 아내가 혼자 남게 되었다면 그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노신사는 "그녀에게 끔찍한 일이었겠지요. 아내는 나처럼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겁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Frankl은 "그녀를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것은 당신이군요. 당신은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겁니다."라고 반응했습니다. 이러한 대화는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고통으로부터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 자유 경험하기

 실존치료에서는 정신분석의 자유연상과 비슷하게 내담자에게 자유 경험을 하도록 격려합니다. 자유 경험하기는 바로 '지금-여기'에서 내담자가 자유롭고 정직하게 현재의 순간에 경험하고 있는 것을 무엇이든지 표현하도록 격려하는 방법입니다. 자유롭게 경험하려고 노력하면서 내담자는 점차 자신이 똑같은 양상의 존재 형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들은 또한 자신과 세상 안에 자신들이 열어두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유 경험하기는 내담자가 실존 또는 현존에 대한 자기인식능력을 증가시키고 내면적 억압을 자각하며 행동의 자유로움을 얻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6) 꿈 작업하기

 일부 실존치료자들은 꿈을 통해 개인의 실존적 세계가 반영된다고 믿습니다. 꿈은 실존에 대한 무의식적 태도를 보여줍니다. 꿈에서는 깨어 있을 때와는 달리 개인의 실존적 태도가 더 총제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꿈은 실존적 분석에 있어서 최고의 치료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꿈 작업을 함으로써 치료자는 내담자가 꿈을 통해 세계-내-존재의 양상을 자각하고 실존의 가능성을 인식하도록 더 잘 도울 수 있습니다. 꿈의 실존적 경험은 그 사람이 진실성에 더욱 가까워지게 합니다. 실존적 꿈은 자기 인식을 깊게 하는 통찰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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