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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치료의 평가

by bini1976 202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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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행동치료의 평가

 행동치료의 가장 커다란 공헌은 심리치료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행동치료는 심리학의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임상적 문제에 적용한 최초의 치료적 적용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닙니다. 심리치료를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과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행동 원리에 근거하여 문제행동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문제행동의 평가를 통해서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자 한 것은 행동치료의 커다란 강점이자 공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 분야의 윤리적 문제 중 하나는 치료자가 과학적인 근거 없이 내담자의 문제를 주관적으로 설명하고 허황한 치료 목표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개입 방법을 무책임하게 남용하는 것입니다. 심리치료가 과거의 미신적인 개입과 구별되는 점은 과학적인 실증적 연구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 심리치료 분야에서 증거 기반적 치료 또는 경험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행동치료는 치료 목표를 구체화함으로써 과학적인 치료적 접근을 시도하는 가장 대표적인 심리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심리 치료자들은 자신의 치료 방법에 대한 효과만을 강조할 뿐 구체적인 치료 방법이나 절차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심리치료를 은밀스럽고 신비로운 것으로 인식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울러 심리치료 수련생에게 개인적인 분석이나 폐쇄적인 교육을 통해서만 심리치료 방법을 비밀스럽게 전수할 뿐만 아니라 오랜 교육 기간과 많은 교육비용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수련방식은 때로 심리 치료자를 중심으로 폐쇄적인 집단을 구성하거나 피라미드식의 다단계 수련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수련생의 개방적 태도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수련생에게 과도한 수련비용을 부과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행동치료 또는 인지행동치료는 치료 기법과 절차를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공개함으로써 심리치료의 신비화 경향을 불식하고 수련 과정을 효율적으로 단기 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행동치료의 또 다른 공헌 중 하나는 치료 효과에 대한 평가와 연구를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정신건강 분야에는 매우 다양한 심리 치료적 접근방법이 존재하며 심리 치료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치료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일부 심리 치료자들은 자신이 시행하는 심리치료의 효과를 과신한 나머지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치료 효과에 대한 치료자나 내담자의 주관적 평가는 다양한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 왜곡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동 치료자들은 자신이 시행하는 치료 방법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치료 방법을 수정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행동치료는 심리치료를 과학으로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행동치료는 여러 가지 강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행동치료에 대한 가장 실질적인 비판은 치료의 영역과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즉, 행동치료는 주로 동물실험을 통해 발전된 학습이론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설명하고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행동치료는 외현적 행동보다 내면적인 정서, 동기, 사고와 같은 내면적 요인들이 주된 증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심리적 장애를 설명하고 치료하는 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가장 대표적인 비판 중 하나는 행동치료가 심리적 장애의 원인보다 증상에 초점을 맞춘 피상적인 치료라는 것입니다. 특히 정신 역동적 치료자들은 행동치료가 내담자의 과거 경험과 심층적인 심리적 원인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치료된 증상이 새로운 다른 증상으로 재발하는 '증상 대치'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행동치료는 정신장애의 원인을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 증상만을 변화시키는 임시방편적인 치료이기 때문에 다른 형태로 장애가 재발할 것이라는 비판입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 행동 치료자들은 내담자가 호소하는 부적응 문제를 제거하고, 이러한 문제가 더 이상 재발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효과적인 치료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문제행동이 치료된 후에 다른 증상으로 대치되어 나타난다는 실증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또 다른 비판은 행동치료가 내담자와의 치료적 관계를 경시한다는 것입니다. 내담자와 치료자의 인격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증상 치료에만 초점을 맞추어 기계적으로 기법을 적용하는 비인간적인 치료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행동치료가 다른 치료법에 비해서 치료적 관계 형성을 덜 강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행동치료 자들이 치료적 관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동치료의 기법이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내담자와의 신뢰롭고 협동적인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행동치료는 자신의 삶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통찰을 얻고자 하는 내담자에게 도움을 주는 데는 현저한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부적응적인 문제행동의 치료보다는 심층적인 자기 이해나 인격적 성장을 원하는 내담자의 경우에는 행동치료가 적절치 않습니다. 또한 행동치료는 과거의 고통스럽고 충격적 경험(예:어린 시절의 성적 학대, 역기능적인 부모 양육)에 뿌리를 두고 있거나 내면적인 고통과 불행감이 주된 문제가 되는 심리적 장애를 치료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행동치료는 공포증, 강박장애, 중독문제, 여러 아동 및 청소년 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행동장애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행동치료의 원리와 기법은 다양한 교육 장면이나 교정기관에서 활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질병의 치료와 예방, 재활 프로그램, 스트레스 대처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20세기 후반부터 행동치료는 인지적 치료 기법을 받아들이면서 치료의 영역을 확대하여 현대 심리치료의 주된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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